폴란드 키엘체에서 9월 8일 개막한 제34회 MSPO(폴란드 국제방산전시회)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이 나란히 부스를 차렸다. 두 회사가 함께 꾸린 통합 전시관 면적은 274㎡, 전시회는 11일까지 나흘간 이어지며 40여개국 1000여개 방산기업이 참가한다. 전시장에는 L-SAM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H-SHORAD 단거리방공·H-Shield 대드론체계·40mm 차륜형 무인방공체계로 구성한 다층방공망과 K9A2(K9 자주포 성능개량형), 155mm 탄도수정신관·모듈화장약(MCS) 등 탄약 패키지가 올라왔다.

신제품 라인업보다 눈에 띄는 건 이미 진행 중인 계약의 온도차다. 2022년 7월 폴란드와 맺은 K9 자주포 기본계약은 총 672문 규모. 1·2차 실행계약으로 확정된 364문은 순조롭게 돌아가는 반면, 나머지 308문을 담을 3차 계약(EC3)은 2023년 12월 2차 계약 체결 후 3년째 서명을 못 하고 있다.
K9 계약, 숫자로 나눠보면
K9·천무 두 계열의 폴란드 수출 숫자를 한데 모으면 아래와 같다. 표에 없는 수치는 이 글이 확인하지 못한 값이다.
| 구분 | 물량·금액 | 진행 상태 | 출처 |
|---|---|---|---|
| K9 1차 실행계약(2022.8) | 212문 | 지난해까지 완료 납품 | 글로벌이코노믹 |
| K9 2차 실행계약(2023.12) | 152문·3조4,474억원 | 2026년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146문 순차 선적 중 | 글로벌이코노믹 |
| K9 3차 계약(EC3, 잔여분) | 308문·4조6,000억~7조원 | 2023년 12월 이후 3년째 미체결 | 블로터·글로벌이코노믹 |
| 천무 발사대(1·2차 누계) | 290대(218대+72대) | 공급 확정 | 블로터 |
| 천무 유도탄(탄약) 후속계약 | 5조6,000억원 | 2025년 12월 29일 체결 | 블로터 |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사 수주잔고 | 약 37조2,000억원 | 지난해 말 기준 | 글로벌이코노믹 |

K9만 놓고도 확정 물량(364문)과 미체결 물량(308문)이 거의 반반이다. 금액으로 따지면 3차 계약 하나가 1·2차를 합친 것보다 크다. 여기에 크라브(Krab) 자주포용 차체 구성품 공급계약 4,026억원 규모도 별도로 체결돼 있어, K9 본계약 외에도 폴란드 현지 자주포 생태계에 부품을 대는 관계가 이미 형성돼 있다. 지상방산 비중이 큰 전사 수주잔고는 지난해 말 기준 37조2,000억원이다.
동유럽이 K9을 찾는 이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폴란드를 비롯한 동유럽 국가들의 재무장 수요가 커진 게 이번 대규모 수출의 배경이다. 국경을 맞댄 폴란드는 자국군 전력 증강을 서두르던 나라였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 K9 자주포·천무 다연장로켓 기본계약을 잇달아 따내며 이 흐름에 올라탔다.
천무 쪽은 발사대 290대(1차 218대·2차 72대) 공급이 확정된 데 이어, 2025년 12월 29일 유도미사일(탄약) 후속 공급계약 5조6,000억원 규모가 추가로 체결됐다. 발사대만 팔고 끝나는 게 아니라 탄약까지 재공급하는 구조가 굳어지는 셈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2026년부터 폴란드 현지 생산 라인 구축을 추진하며 폴란드 국방그룹과 기술이전을 협의하고 있다.
3차 계약, 3년째 서명 못한 이유
확인된 사실은 이렇다. K9 기본계약 672문 중 1·2차로 확정된 물량은 364문뿐이고, 나머지 308문을 담을 3차 계약(EC3)은 2023년 12월 2차 계약 이후 아직 서명되지 않았다. 블로터에 따르면 협상이 늦어지는 배경에는 폴란드 측이 요구하는 현지 생산·정비·부품 생태계 구성과 조달 조건을 둘러싼 이견이 있다. 완제품만 사 오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자국 안에 정비·부품 공급망을 함께 갖추길 원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안 된 것도 있다. 어떤 조항에서 양측 입장이 갈리는지, 협상이 언제 마무리될지는 공개된 자료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현지 생산 라인 구축·기술이전 협의가 이 이견을 풀기 위한 카드인지, 3차 계약과 별개로 진행되는 사안인지도 갈라 말하기 어렵다. 다만 1·2차 물량이 이미 매출로 잡히고 있고 천무 탄약 후속계약처럼 별도 수주가 계속 붙는 걸 보면, 협상 장기화가 곧 거래 무산을 뜻하는 건 아니라는 게 지금까지 확인된 그림에 가깝다.
다음 신호는 여기서 나온다
- 3차 계약(EC3, 308문·4조6,000억~7조원)이 실제로 언제 서명되는지 — 현지 생산·부품 생태계 조건에서 양측이 얼마나 좁혀지느냐에 달려 있다.
- 폴란드 현지 생산 라인이 실제로 가동에 들어가는지, 폴란드 국방그룹과의 기술이전 협의가 어디까지 구체화되는지.
- K9·천무 실적을 발판으로 인접 동유럽 국가로 수출이 확대될지 — MSPO 2026이 그 시험대가 될 수 있다.
[정리하며] K9 1·2차 364문과 천무 계약은 이미 숫자로 잡히는 실적이다. 다만 그보다 큰 3차 계약이 언제 열릴지는 아직 답이 없다. 서명 소식이 나오는 대로 이 글은 업데이트한다.
출처
- 서울신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MSPO 2026 참가” — 기사 링크
- 파이낸셜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 폴란드 방산전시회 참가” — 기사 링크
- 글로벌이코노믹,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 폴란드 수출 현황” — 기사 링크
- 블로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폴란드 K9·천무 계약 진행 상황” — 기사 링크
이 글은 공개된 보도와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했으며, 새로운 사실이 확인되면 업데이트됩니다.
표지 사진: Staff Sgt. Matthew Foster /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 원본
